회계

세무/회계 담당자의 고찰 (더존 vs. 이카운트 비교 01)

_zeje 2020. 3. 25. 21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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01 

세무/회계 담당자의 고찰

 

나는 나이에 비해 그리고 경력에 비해 이직률이 높은 편이다. 

부끄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직의 이유가 나름 다 있었다. 회계 쪽으로 아예 직무를 바꾼 것은 해외영업 및 영업관리 업무를 하면서 진짜 이건 나랑 안 맞는구나... (근데 회계 일을 하면서도 언제나 하는 생각이긴 하다) 하는 생각이 너무나 많이 들었고, 그쪽 일을 할 때 처음으로 살이 쭉쭉 빠져 내 인생의 최저 몸무게를 기록했었다. 

 

원래 나는 상고 출신이고, 회계를 엄청 잘 하는 건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지식은 있는 상태였다.

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상고에서는 회계를 최대한 실무와 비슷하게 가르쳤던 것 같다. 뭣도 모르고 배운 거지만, 대학 가서 부전공을 회계로 택했을 때도 고등학교 때 나름의 선행학습을 하고 온 나와 일반 고등학교에서 공부한 친구들과 이해하는 속도 자체가 좀 달랐던 것은 맞는 것 같다. 

 

처음 회계 쪽으로 이직했을 때부터 나는 이카운트를 사용했다. 물론 고등학교, 대학교 때 공부하면서 접했던 프로그램은 더존이었다. 그래서 생긴 것도 알고, 시험 칠 때 다뤄본 메뉴들은 얼핏(완전 자세히 아는 것도 아님) 어디서 대략적으로 이렇게 하는 거구나~ 하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. 

 

생각보다 이카운트를 사용하는 "스타트업" 회사들이 되게 많다. 나는 회계로 직무를 옮기고 나서 바로 들어간 스타트업 회사에서 이카운트에 계정 설정부터 거래처 따고, 전표 양식 꾸미고, 말 그대로 진짜 초기 세팅을 하는 작업을 맡았었다. 그러다 보니 뭐 회계 처리를 하거나 그런 것보다는 이카운트 프로그램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빨리 익숙해지고, 메뉴 위치나 다루는 방식에서도 금방 적응을 했던 것 같다. 

 

그리고 그다음 회사에 이직했을 때는 초기 세팅은 다 되어있었고 내가 그것들을 이용해서 적당한 회계 처리를 하는 것이었다. 전표를 치고,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, 통장 잔액 맞추고, 카드 사용내역이나 이런 돈 오고 가는 모든 사항을 이카운트에 입력하는 것들 말이다. 어려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. 

 

이다음 회사가 좀 빡센 회사였는데, 저런 기본적인 업무 + 원가 리포트를 뽑아내는 작업이었다. 원가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내가 회계 처리를 한 전표들을 이카운트에서 어떻게 저떻게 이 메뉴 저 메뉴를 오고 가고 주물러가면서 백데이터를 뽑아내고, 그 뽑아낸 백데이터로 손수 재무제표를 영어로 짜내는 일이었다. 

재밌었고 매우 보람찼지만.. 무역 업무도 겸임으로 했기 때문에 벅찬 업무량으로 더 이상은 못하겠다고 얘기했다가 잘렸다. 이때가 그 스웨덴 여행을 충동적으로 끊었던 때였다. 새벽 세시까지 그놈의 원가 리포트를 뽑아내고.. 재무제표를 만들다가 출국했었지.

 

지금 회사가 더존을 본격적으로 사용해보는 처음 회사라고 볼 수 있다. 

잦은 이직 경험으로 회계 처리는 그럭저럭 해내는데 결산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여기 회사는 결산을 자체적으로 해야 하고 게다가 그 결산을 한 번도 제대로 만져보지 못한 더존 프로그램으로 해야만 한다.

이직한지 이제 두 달째지만 하필 결산 시기와 맞물려 요즘 그 어떤 때보다도 가장 많은 회계 학습량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.

 


 

02

이카운트와 더존 비교 - 로그인 및 담당자 설정

 

이 글은 비교 아닌 비교가 될 것이다. 

내가 더존에 대해 아는 게 많이 없고, 생각보다 더존과 이카운트를 쓸 때 사용했던 메뉴가 겹치는 게 많이 없다. 

그러니 너무 맹신하지 말고, 그냥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. 특히 이카운트를 오래 써온 나로서는 아무래도 한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도 미리 말해두고 싶다.

 

 

우선적으로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이 이카운트를 많이 도입하는 데에는 "저렴"하다는 데에 있다.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라디오를 틀고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. "이카운트 이알피~ 한 달 4만 원~!" 하는 광고... 그렇다. 이카운트는 한 달에 4만 원(부가세 별도-총 44,000원)이면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. 그리고 더존도 요즘엔 그런 방식이 있다고는 하는데, 이카운트는 우선 ERP 사이트로 회사 코드 / 각자의 아이디 / 비번을 치고 들어가면 누구나 장부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. 내가 아는 더존은 서버 컴퓨터에 메인 프로그램을 하나 깔고, 그 컴퓨터에서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해야 다른 컴퓨터에서 문제없이 접속할 수 있었다. 그리고 바뀐 더존은 이카운트와 마찬가지로 사이트로 접속해서 하는 듯했지만, 매우 가격이 비싼 걸로 알고 있다.

 

이 비용적인 측면은 어차피 사업주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고, 나 같은 한낱 일개 직원은 내 돈 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신경은 안 쓴다. 다만 비싸다는 이유로 더 다양하게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못하게 될 때도 있어 답답함을 느끼는 건 일개 직원인 내 몫일 뿐이다.

 

이카운트에 아이디를 딸 때는 보통 담당자 이름으로 딴다. 여러 명이 한 번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.

영업 관리팀 가 씨, 회계팀 나 씨, 인사팀 다씨가 있다면 가 / 나 / 다라는 이름으로 아이디를 만든 뒤 각자가 접속해서 전표를 치든 뭘 하든 하면 입력창 하단의 H 버튼을 눌러보면 어떤 인간이 어떤 업무를 해놨는지 기록이 다 나온다. 

이 방식은 업무 깽판 쳐놓은 사람 잡아내기 아주 좋다.... 그러라고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. 범인 잡으라고.

 

더존은 아이디를 여러 개 만드는 것 같진 않다. 예전에 이카운트를 메인으로 쓰면서 더존을 이중장부로 쓰는 회사에 있었는데 그때 보니 이카운트는 각자의 이름으로 아이디를 만들었지만 더존은 한 개의 아이디로 각자의 컴퓨터에 더존을 깐 뒤 그 아이디를 공유해서 접속했다. 문제는 내 컴퓨터가 더존 서버의 메인이 아니고 다른 사람 컴퓨터가 더존 서버이면 그 사람이 업데이트도 주기적으로 해주고 그래야 하는데 안 하면 내 쪽에서 접속이 안된다.....

나의 경우에 그 서버 컴퓨터 주인이랑 사이가 매우 안 좋아서 업데이트 안 돼서 접속 못한다는 메시지 뜰 때마다 스트레스 엄청 받았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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